서유기 (1권 ~ 10권)
오승은 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 22.10.23-24.05.10
서유기를 다 읽었다. 어렸을 때 짧게 요약된 것을 읽었던 것 같은데, 10권으로 구성된 판본은 처음으로 읽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전자책으로 읽었고, '솔출판사'에서 나온 종이책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씩 비교하기도 하였다. 문학과지성사판은 옛 고어(古語) 느낌을 많이 살렸고, 솔출판사판은 많은 부분을 읽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대사를 제외한 본문을 '~해요'체로 번역한 것이 특이했다. 익숙하지 않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내용이랑 어울렸고, 이야기를 직접 듣는 느낌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대사와 본문 내용이 확실히 구분되어 이해가 잘 되기도 했다.
'반지의 제왕'과 비슷하게 서유기에서도 풍경이나 인물에 대해 시(노래?) 형태로 묘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반지의 제왕에서도 비슷하게 느꼈는데, 이야기 흐름에 방해될 때가 있었다. 그와는 별도로 두 작품 모두 세계관이나 인물, 풍경 등에 대한 세세한 설정이 인상적이다. 서유기는 불교, 도교에서 설정을 많이 가져온 것 같다. 그리고 불교가 도교보다 약간 강하게(?) 나온다.
읽으면서 모험 만화가 생각났다. 각 캐릭터들의 강한 개성, 비슷한 구조 이야기들의 반복 등. 만화책이 없는 그 시절에 사람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을까? 재미있는 만화책처럼 읽고 또 읽고 하지 않았을까? 요즘이야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미디어들이 많지만. 중후반부에서는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에 좀 지겨웠다.
최근에 읽고 있는 '독서의 기술(애들러 저)' 중 소설은 단숨에 읽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 있다. 공감이 가는 생각이고, 이런 측면에서는 안 좋게 읽은 것 같다. 서유기가 길기는 하더라도, 너무 끊어서 읽다보니 이야기에 몰입이 많이 약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소설을 읽을 때에는 단숨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