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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 (24.06.13) - 삼체

DRAGO777 2024. 6. 13. 13:43

삼체 (1, 2, 3부) 
류츠신 저/이현아 역 | 자음과모음 | 2022년

  • 24.05.10-24.06.13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운 작품이다. 1부에서 3부까지 점점 스케일이 커지며, 각 부는 앞의 부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주지만, 각 부의 마지막은 모두 열린 결말로 남겨둔다. 1부는 여러 가지 매체의 정보로 인해 약간의 스포를 아는 상태로 읽었기 때문에 재미가 덜했는데, 설정들을 전혀 모르고 읽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다. 2부와 3부 역시 재미있었는데, 3부의 상상력은 현실과 너무 떨어져 동화같은 느낌을 주었다.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군대에 사상 관련 장교가 자연스럽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군대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인원이 배정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의외로 책에서보다 현재 현실에서의 인공지능이 더 뛰어난 것 같아, 작가의 상상력보다 빠른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 스포일 수도 있지만 소설 '삼체'에서 그리는 우주는 너무 살벌하다. 하지만 어쩌면 실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적응에 오래 걸렸으며, 주요인물이 거의 중국인인 건 좀 어색하게 느껴졌다. 

책을 전개하는 과학적 논리가 완벽하진 않을 수 있겠지만, 소설을 읽는 방법에 대한 다음의 말을 소개하고 싶다.

"빨리 읽을 것. 그리고 작품에 몰입하여 읽는 데 열중할 것. 몰입한다는 것은 문학에다 몸과 마음을 맡기고 작품이 작용하는 대로 맡기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인물의 행동을 긍정할 수 없더라도, 자기의 세계를 떠나 그 사람의 세계에서 살려고 노력하면 마침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판단을 내리는 것은 자기가 완전히 그 세계의 인물이 되었을 때 해도 좋습니다.
- ‘독서의 기술(모티머 애들러)’ 중에서"

작가가 상상력의 극한까지 밀어부치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 김용 무협지 이후, 이렇게 다음 내용을 궁금해하며 무언가를 읽어본 것이 오랜만이었다. 버락 오바마가 이 책을 읽고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는데 충분히 공감이 갔다. 정말 몰입해서 읽었고, 읽고 나서는 긴 여운이 남았다. 그럼에도 설정이나 결말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다시 읽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마치 결말을 아는 추리소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