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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은 것/책,서평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by DRAGO777 2017. 8. 27.

드디어 마지막 권을 읽었다. 기록을 보니, 1권을 읽은 게 2009년이다. 8년 만에 다 읽은 셈이다. 작가가 1년에 한 권씩 15년에 걸쳐 썼다는데, 읽는 데 거의 절반 정도가 걸린 셈이다. ㅎㅎ 


중국 역사에 대해 삼국지, 영웅문 등의 소설을 보며 일부 시대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다. 춘추전국시대를 다룬 동주열국지(김구용)를 읽고나서 그 뒤 시대의 중국 역사나 지리에 감이 왔었다.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대망'도 비슷하다. 그래서 전국시대 이전의 일본 역사는 잘 모른다. 


로마인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나라들이나 역사에 대해 학교 때 배운 기본적인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다. 하지만 서구 문명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고대로마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 쓴 이 책을 보고 나서 유럽 세계에 대한 틀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앞으로 유럽 역사나 지리에 관한 책이나 글을 읽으며 살을 붙여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비판을 많이 봤다. 역사서 형태지만, 저자 개인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역사에 대한 왜곡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유발 하라리)'에 대한 비판과는 다르게, 책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많이 나와 있었다. 


삼국지연의가 실제 역사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독자에게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 생각한다. '로마인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접근하면 어떨까? '삼국지'는 소설 형태이고,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수필?) 형태라는 점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큰 흐름까지 틀리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고, 읽는 사람이 책 내용의 일부분은 사학계에서 말하는 정사와 다르다는 걸 알고 읽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책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댈 필요는 없다. 상대성 이론을 일반인들에게 이야기할 때, 수학적인 유도 과정까지 말해야 할까? 물론 큰 흐름에 왜곡이 있으면 안 된다는 전제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