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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은 것/책,서평

읽은 책 (18.09.28) - 뒤르켐 & 베버: 사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by DRAGO777 2018. 9. 28.

뒤르켐 & 베버: 사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김광기 저 | 김영사 | 2007년 03월 12일 

  • 18.08.07. - 18.09.30
  • 이해 4.0 / 흥미 4.5
  • 개인이 사회적 역할에 복종하는 이유 

뒤르켐은 사회를 하나의 '실체'로 보았다. 내 생각을 덧붙여 실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실체는 인지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사람이 여러 가지를 인지할 때, 그것들의 원인이 하나이면 하나의 실체, 여러 개면 여러 개의 실체이다. 예를 들어, 사과가 있을 때 우리는 시각적으로도 촉각적이나 후각적으로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사과라는 하나의 실체가 여러 가지 인지를 일으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인지에 대해 각각의 원인 즉 여러 개의 실체로 인식하고 있다가, 그 인지들이 공통된 원인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하나의 실체로 파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실체는 인지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회를 하나의 실체로 보았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의 원인을 개인의 특성이나 다른 원인 말고도 사회라는 실체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뒤르켐은 사회를 하나의 실체로 가정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을 했다. 

사회의 특징으로 다음을 제시한다. 1) 개인과 별개로 인간들의 외부에 존재한다. 2) 개인을 포함하여 그 주위 모든 이들도 그렇게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한다. 3) 그러한 사회의 특성을 무시하거나 망각한 구성원의 행위에 대해 강제성을 발휘한다. 4) 도덕적 권위, 정당성이 있어 강제성 없이도 구성원들이 영향을 받는다. 5) 개인과 비교할 수 없게 긴 역사를 가진다. 뒤르켐의 사회에 대한 시각은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취급하라"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개인과 별개로 사회를 다루는 것에서 전체주의, 국가주의 냄새를 느꼈다. 개인은 수동적, 종속적 존재일 뿐인가? 하지만 사회를 분석의 대상으로 취급했다는 것이 의의가 있다 하겠다. 

뒤르켐은 초자연적 존재를 제외하면 종교현상은 제사와 믿음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그러한 믿음과 제사는 자신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각오를 나타내는 것이다. 결국 종교현상은 집단 전체의 흥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규정하며, 집단적인 흥분은 다른 입장에서 보면 광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미쳤다는 것은 받느시 그 집단 밖의 사람들만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종교가 믿음과 제사로 이루어져 있고, 종교는 사회라고 했다. 그러면 당연히 사회는 믿음과 제사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속의 사람들은 희생하는 대신 종교나 사회로부터 그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인 노모스(nomos, 삶의 유의미한 질서)를 얻을 수 있다. 사회에서의 믿음이란 사회성원들이 지니고 있는 암묵적인 신념이고, 제사란 사회의 영역에서는 행위이다. 

사회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 사회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리고 사회적 사실을 가능하게 하는 것 모두가 인간들의 믿음과 행위이다. 집단을 이루어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습성과 집단 속에서 안주하고자 하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 집단적 꿈틀거림은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개성을 희생할 것을 강요하고,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희생을 기꺼이 감내한다.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 

한편으로는 벗어나고 싶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 사회.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독립된 존재는 신밖에는 없다. 사회를 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종교나 사회, 둘 다 속한 개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베버는 개신교에서 '자본주의 정신', '현세금욕주의' 개념을 제안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동기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이지 특정종교의 윤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를 발전시킨 게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서 자본주의도 종교도 발생한 것이다. 

사회 자체를 학문,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의미가 있으나, 그 내용은 억지스러워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마르크스의 철학을 접했을 때 느꼈던 공감을 느낄 수 없다. 그나마 뒤르켐의 생각들에 좀 더 공감이 간다. 사회를 실체로 봄으로써, 개인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인간의 행동을 사회를 통하여 설명한다. 종교에 그렇게 큰 비중을 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