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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은 것/책,서평

책) 바둑의 발견

by DRAGO777 2007.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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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발견

문용직

부키2005.10.18

.이해 4.5 /  흥미 4.0

바둑에 대해 학술적인 자세로 접근한 책

저자는 가끔씩 바둑TV에서 강좌도 하는 문용직 5단이다. 예전부터 박사 학위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정치학 박사임을 알았다. 바둑TV에서 강좌할 때 특이했던 점은 새로운 개념의 정립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역시 학자로서의 특성이랄까.

그런 학자로서의 특성은 이 책에서 바둑에 대하여 접근하는 방법에서도 느낄 수 있다. 여러 개념들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며, 지금까지의 속설들에 대해 엄격하게 비판한다. 특히 다른 분야, 예를 들면 정치 같은 것과 바둑을 비교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인상 깊었던 바둑에 대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바둑의 패러다임에 대해 논하면서 처음에는 힘바둑이었던 것이, 슈사쿠의 구조주의를 거쳐, 우칭위엔, 기타니의 중앙에 대한 발견을 통해 현대바둑에 이르렀다 말한다. 최고품의 기사 또한 단순히 승부의 강함이 아니라, 이러한 바둑의 지평을 넓힌 기사라 말한다.

 그리고 바둑 규칙으로서 시마타 타쿠미루(島田拓爾)란 사람이 제안한 원시기법(原始棋法)을 소개하는데, 다음과 같다. 

  • 착수교대의 원칙
  • 동형반복금지의 원칙
  • 공배가 없고 생존불가능한 돌은 판위에서 따낸다
  • 대국자가 한 번씩 번갈아 착수를 기권하면 종국이고, 반상에 돌이 많은 쪽이 이긴다

결국 현재 중국식의 계가 방법과 비슷한데, 현재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많은 부분들이 명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약간은 불완전한 지금의 규칙도 좋다 말한다.

덤에 의하여 흑과 백의 본질적인 태도의 차이가 생겨나는데, 흑은 급격하게 백은 완만하게 두려 한다(이건 초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덤 다섯 집 반에 대하여 프로기사들이 흑에게 유리하다고 느끼는 것은 선착의 효에 대한 것 때문이며 이론적으로는 다섯 집 반이 맞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한 번 무르기 허용' 같은 새로운 규칙의 도입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정석에 대해서는 '주변의 조건에 대한 고려 없음을 전제한 상태에서 얻어진, 귀에서의 최선의 응접의 집합'이라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실제 바둑에서는 불가능한 가정이고 결국 정석과 포석는 통합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내가 바둑 처음 배울 때 가졌던 '정석이 우선인가 포석이 우선인가'에 대한 시원한 대답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바둑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와 설명을 하고 있으며, 바둑 외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예를 들면 어떤 이론이 훌륭한 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설명성과 간결성을 가져야하며 반증이 가능해야 한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인간이 왜 권력을 갈구하는지에 대하여 신학자 니버가 말한 것을 소개한 부분이었다. 니버에 따르면 "인간이 불완전하고 불확실하기에 권력을 찾는다"는 것이다. 권력이란 주변의 통제를 의미하므로 환경의 지배, 불확실성의 감소, 불안의 치유에 더할 나위없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과 맞물려 아주 공감이 많이 가는 설명이었다.

참고로 책 내용을 마인드 맵으로 작성해보았다. (허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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