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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싶은 것/책,서평

읽은 책 (16.07.13) - 사피엔스

by DRAGO777 2016. 7. 18.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저/조현욱 역 | 김영사 | 원제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 16.03.25 - 16.07.13.
  • 이해 4.0 / 흥미 5.0


베스트셀러로서 접하고 읽게 되었다. 내용은 인류, 즉 사피엔스 종의 시작에서부터 현재까지 어떤 일들을 겪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예측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스라엘 태생의 유발 하라리라고 하는 역사 전공 교수이다. 역사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기반으로 이렇게 큰 스케일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멋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과학에 대한 이해도 느꼈다.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고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최소 여섯 종의 호모(사람) 종이 있었다고 한다. 즉, 네안데르탈인 종 등이 호모 사피엔스 종이랑 같이 존재했고 경쟁했다는 것이다. 난 차례차례 등장하고 멸종한 줄 알았었다. 다른 종들이 멸종하지 않고 같이 살아남았다면 지금은 어떤 형태로 우리랑 공존하고 있을까?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 시점에서의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자본주의는 신용이라는 가상의 자원을 기반으로 하며, 신용은 우리의 미래 자원이 현재 자원보다 훨씬 더 풍부할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러한 풍부한 미래 자원은 과학기술이 만들어왔으며,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기대를 한다. 이처럼 과학은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더 앞서 있던 중국을 포함한 타 문명의 과학을 유럽이 앞지르고 압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자본과 과학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 종교를 초자연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면, 공산주의는 이슬람교에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종교다. ... 세상의 신념들을 신 중심의 종교와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하는 신 없는 이데올로기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 일관성이 있으려면, 적어도 불교, 도교, 스토아철학의 일부 분파는 종교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목록에 올려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을 읽으며 그동안 헷갈렸던 많은 부분이 정리가 됐다. 이러한 기준으로 모든 지식은 종교와 과학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비판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비판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어떤 블로거는 결론이 허무하다고 비판을 했다. 하지만 이 정도 분량의 책이 하나의 결론에 관련된 내용만 담는다면 오히려 지루할 것 같다. 여러 이야기들을 이끌어냈다면 소재나 결론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내가 궁금한 것은 이 책에서 제시한 사실들에 잘못되거나 왜곡된 것이 있는가이다. 추론 과정이나 결론은 책을 보며 내가 판단할 수 있으니까.


평소 즐겨 듣던 팟캐스트 과학과사람들에서 이 책을 다룬 내용도 들었다. 그 중에 이 책에 대한 비판도 조금 언급되었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마무리 부분 내용이 빈약

-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각 주제에 대해서는 오류가 있다고 함. 그것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대단함

- 행복은 좋은 소재이나 저자 혹은 책과는 좀 거리가 있는 소재


마무리 부분에 대한 내 생각은 앞서 말한 바와 같다. 각 주제에 대한 오류가 있다는데,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그것들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낸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소재 중 하나인 행복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러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마음에 든다. 평소 내가 관심있는 주제, 가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 관련하여 욕망, 즉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본질적인 질문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각 소재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잘 이끌어내고 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내게 있어서는


- 코스모스: 우주의 시작부터 지구까지

- 이기적 유전자: 지구에서 생명이 생기고 진화하여 인류가 출현할 때까지

- 사피엔스: 인류가 여러 변혁을 겪고 난 현재의 모습까지

- 기타 역사서적: 흔히 말하는 역사 (예를 들면, 종횡무진 씨리즈)


이 책들을 통하여 사람을 포함한 우주(정확히는 코스모스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 적당한 우리말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다)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빅 히스토리) 물론 빅 히스토리 측면에서 다른 좋은 책들도 많이 있고, 위의 각 책들은 이러한 빅 히스토리 관점이 아니라도 배우고 생각해 볼 것들이 많은 좋은 책들이다.


책 내용에 대해서는 옮긴이의 말에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는 최소한 여섯 종의 호모(사람) 종이 있었다.

  •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다수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 이 같은 협동이 가능한 것은 오로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들을 믿을 수 있는 독특한 능력 덕분 - 신, 국가, 돈, 인권 등

  • 인간의 대규모 협동 시스템 - 종교, 정치 체제, 교역망, 법적 제도 - 은 모두가 궁극적으로는 허구, 즉 지어낸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우리 종의 가장 독특한 특징

  • 우리 종의 역사는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음 -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 호모 사피엔스는 20여만 년 전에 등장 - 약 7만 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감 - 인지혁명

  • 언어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됨 - 집단 간의 협력이 가능해짐

  • 약 12,000년 전 인류는 농업혁명 - 가용 식량은 늘어났지만, 이 같은 번영의 결과는 행복이 아니라 인구 폭발과 만족한 엘리트

  • 농부는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열심히 일했지만 그 식단은 빈약했고 건강도 더 나빴다.

  • 농업혁명은 역사상 가장 큰 사기였다. ... 제국을 출현시키고 교역망을 확대했으며 돈이나 종교 같은 '상상의 질서'를 낳았다.

  • 과학혁명은 약 5백 년 전 일어났다. 이것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의 성장, 글로벌화,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확대, 환경파괴를 불렀다.

  • 이것은 차례로 250년 전의 산업혁명, 약 50년 전의 정보혁명을 유발 - 후자가 일으킨 생명공학 혁명은 아직도 진행 중

  • 문제는 우리의 감정과 욕구가 이 중 어느 혁명에 의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 우리의 식습관, 우리의 감정, 성적 특질은 수렵채집시대에 맞춰진 우리의 마음이 후기 산업사회의 환경과 상호작용한 결과

  • 과학혁명의 후속편인 생명공학 혁명이 결국 다다르는 곳은 '길가메시 프로젝트'라고 주장한다. - 인류는 앞으로 몇 세기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생명공학적 신인류, 영원히 살 수 있는 사이보그로 대체될 것이다. 멸망하지 않는다면

  • 영생은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인간의 일상적 행복은 물질적 환경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제1부 인지혁명

  • 1.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
    • 2백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다
    • 먹이사슬의 최정점으로 올라서는 핵심단계는 불을 길들인 것이었다
    • 7만 년 전 동아프리카의 사피엔스가 아라비아 반도로 퍼져나갔고 거기서부터 유라시아 땅덩어리 전체로 급속히 퍼져나가 번성했다는 것이다.
    •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 2. 지식의 나무
    •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매우 특별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무리를 지어 두 번째로 아프리카를 벗어난 것이다. 이번에 이들은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인간 종들을 중동에서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에서 몰아냈다.
    • 이런 전례 없는 업적이 사피엔스의 인지능력에 혁명이 일어난 결과라고 믿는다.
    •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우리의 언어가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제한된 개수의 소리와 기호를 연결해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무한한 개수의 문장을 만들 수 있다.
    •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 사피엔스의 독특함 - 언어 덕분에 대규모의 협력이 가능했다.
    •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 단어를 통해 가상의 실재를 창조하는 능력은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 사피엔스는 인지혁명 이래 행태를 신속하게 바꾸고 새로운 행태를 유전자나 환경의 변화가 없이도 미래 세대에 전달할 수 있었다
    • 사피엔스가 발명한 가상의 실재의 엄청난 다양성 그리고 그것이 유발하는 행동 패턴의 다양성은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의 주된 요소가 되었다
    • 일단 등장한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 발전했으며, 그 멈출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 인지혁명이란 역사가 생물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점이었다
  • 3. 아담과 이브가 보낸 어느 날
    •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현대인의 사회적·심리적 특성 중 많은 부분이 이처럼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기나긴 시대에 형성되었다
    • ‘사냥꾼 인간’이라는 흔한 이미지와는 달리, 사피엔스의 주된 활동은 채집이었다
    • 평범한 수렵채집인은 현대인 후손 대부분에 비해 주변환경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고 다양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 인간 공동체의 지식은 고대 인간 무리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지만, 개인 수준에서 보자면, 고대 수렵채집인은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 농경 이전 수렵채집 사회를 ‘최초의 풍요사회’라고 불렀다
    • 수렵채집인들의 종교와 사회구조가 매우 다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폭력 사용률 역시 매우 다양하게 분포했을 가능성이 크다.
  • 4. 대홍수
    • 역사적 기록은 인류를 생태계의 연쇄살인범으로 보이게끔 만든다.
    • 사피엔스의 첫 번째 이주의 물결은 동물계에 닥친 가장 크고 신속한 생태적 재앙이었다
    • 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제2부 농업혁명

  • 5. 역사상 최대의 사기
    • 인류가 농업으로 이행한 것은 기원전 9500~ 8500년경 터키 남동부, 서부 이란, 에게 해 동부 지방에서였다
    •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 농업으로 이행하면서 디스크 탈출증, 관절염, 탈장 등 수많은 병이 생겨났다. 새로운 농업노동은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사람들은 밀밭 옆에 영구히 정착해야만 했다.
    • 더 나은 식사를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명심하자, 인류는 아주 다양한 음식을 먹고사는 잡식성 유인원이다
    • 농부의 삶은 수렵채집인의 삶보다 불안정했다. 수렵채집인은 수십 종의 먹을거리에 의지해 생존했기 때문에 설령 저장해둔 식량이 없더라도 어려운 시절을 몇 해라도 견뎌나갈 수 있었다.
    • 인간 사이의 폭력에 대한 안전망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초기 농부들은 수렵채집인 조상보다 더하진 않았을지언정 그 못지않게 폭력적이었다.
    • 밀 경작은 단위 토지당 식량생산을 크게 늘렸고, 그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 농업혁명의 핵심이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이런 진화적 계산법에 왜 개인이 신경을 써야 하는가
    • 인류가 좀 더 편한 생활을 추구한 결과 막강한 변화의 힘이 생겼고 이것이 아무도 예상하거나 희망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 일방향성의 강력한 변화 - 농업혁명 - 다른 사치품, 조그만 편의도 마찬가지
    • 어쩌면 수렵채집인들이 야생 밀 채취에서 집약적인 밀 경작으로 전환한 목적은 정상적인 식량공급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원의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 진화적 관점은 성공의 척도로서는 불완전하다. 그것은 모든 것을 생존과 번식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할 뿐, 개체의 고통이나 행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 6. 피라미드 건설하기
    • 농경 덕분에 인구가 너무나 급격하고 빠르게 늘었기 때문에, 수렵과 채집으로 돌아가서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농경사회는 하나도 없었다
      - 많은 인구는 본능에 부합하지만,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모든 곳에서 지배자와 엘리트가 출현했다. 이들은 농부가 생산한 잉여식량으로 먹고살면서 농부에게는 겨우 연명할 것밖에
    •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
    •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
    • 인간의 협력망은 대부분 압제와 착취에 적합하도록 맞춰져 있었다.
    •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런 관점에서 윤리, 가치관의 의의는?
    • 상상의 질서를 보호하려면 지속적이고 활발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노력 중 일부는 폭력과 강요의 형태를 띤다.
    • 상상의 질서는 폭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 일부 있어야 한다
      •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 7. 메모리 과부하
    • 복잡한 사회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정보가 중요해졌다. 바로 숫자다.
    • 문자체계가 인간의 역사에 가한 가장 중요한 충격은 정확히 이것, 즉 인간이 세계를 생각하는 방식과 세계를 보는 방식이 점차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자유연상과 전체론적 사고는 칸막이와 관료제에 자리를 내주었다.
    • 데이터를 기록하고 처리하기 위해서 수학적 문자체계를 사용한다
  • 8. 역사에 정의는 없다
    • 인류는 어떻게 자신들을 대규모 협력망으로 엮었는가? ... 인간이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이다.
    • 모든 차별 — 자유민과 노예, 백인과 흑인,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차별은 허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 불행하게도 복잡한 인간사회에는 상상의 위계질서와 불공정한 차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각각의 위계질서는 일련의 우연한 역사적 상황에서 비롯되었고, 이후 여러 세대에 걸쳐 여러 집단들이 저마다 이해관계를 갖게 됨에 따라 영속성을 얻고 세련되어졌다.
    • 알려진 모든 인간사회에서 최고로 중요한 위계질서가 하나 존재한다. 바로 성별이다
    •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이다.
    • 남성성과 여성성을 규정하는 법과 규범, 권리와 의무는 대부분 생물학적 실체보다 인간의 상상력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가부장제는 너무나 보편적이기 때문에, 우연한 사건에 의해 촉발된 모종의 악순환의 결과일 수가 없다
    • 가부장제가 생물학적 사실보다 근거 없는 신화들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 이 제도가 이토록 보편적이고 안정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제3부 인류의 통합

  • 9. 역사의 화살
    • 수백만 명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적 본능을 창조했다. 이런 인공적 본능의 네트워크가 바로 ‘문화’다.
    • 통일을 지향하는 움직임은 불굴의 기세로 진행되는 데 비해 분열은 일시적인 반전에 지나지 않는다
    • 오늘날 거의 모든 인류는 동일한 지정학 체계(행성 전체가 국제적으로 승인된 국가들로 나뉘어 있다), 동일한 경제 체제(자본주의 시장의 힘은 지구의 가장 구석진 곳까지 미친다), 동일한 법 체계(인권과 국제법은 세계 모든 곳에서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효력이 있다), 동일한 과학 체계(원자 구조나 결핵 치료법에 대해 이란, 이스라엘, 호주, 아르헨티나의 전문가들은 완전히 동일한 견해를 보인다)를 공유하고 있다.
    • 최초로 등장한 보편적 질서는 경제적인 것, 즉 화폐 질서였다. 두 번째 보편적 질서는 정치적인 것, 즉 제국의 질서였다. 세 번째 보편적 질서는 종교적인 것, 즉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같은 보편적 종교의 질서였다.
  • 10. 돈의 향기
    • 돈은 부의 전환과 저장, 이동을 쉽고 값싸게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복잡한 상거래망과 역동적 시장이 출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 돈은 두 가지 보편적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 보편적 전환성 : 돈이 있으면 당신은 마치 연금술사처럼 땅을 충성심으로, 사법을 건강으로, 폭력을 지식으로 변환할 수 있다. 2. 보편적 신뢰 : 돈을 매개로 삼으면 임의의 두 사람은 어떤 프로젝트에도 협력할 수 있다. 
  • 11. 제국의 비전
    • 제국이 그 기원이라든가 정부 형태, 영토의 범위, 인구의 크기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문화적 다양성과 국경의 탄력성으로만 정의된다는 것이다. 제국이 반드시 군사적 정복으로 등장할 필요도 없다.
    • 제국은 수많은 작은 문화를 융합해 몇 개의 큰 문화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12. 종교의 법칙
    • 종교는 돈과 제국 다음으로 강력하게 인류를 통일시키는 매개체다
    • 모든 사회 질서와 위계는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모두 취약하게 마련이다. 사회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종교가 역사에서 맡은 핵심적 역할은 늘 이처럼 취약한 구조에 초월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 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규범과 가치체계’
    • 종교는 인간의 변덕이나 계약의 산물이 아닌 초인적 질서가 있다고 여긴다
    • 종교는 스스로 구속력이 있다고 여기는 규범과 가치를 설정한다.
    • 종교에는 두 가지 추가적인 속성이 필요하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진리인 보편적이고 초인적인 질서를 설파해야 한다. 둘째, 이 믿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 종교는 보편적이면서 선교적이어야 한다.
    • 다신교의 통찰은 폭넓은 종교적 관용을 낳기 쉽다
    • 다신교는 본질적으로 마음이 열려 있으며 ‘이단’이나 ‘이교도’를 처형하는 일이 드물다.
    • 일신론자들은 다신론자들에 비해 훨씬 더 광신적이었고, 전도에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 오늘날 동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저런 유일신을 충실히 믿고 있으며, 세계 정치질서 또한 유일신적 기초 위에 세워져 있다.
    • 제설혼합주의야말로 단 하나의 위대한 세계 종교일지 모른다.
    • 번뇌는 집착에서 일어난다는 것, 번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있다는 것, 집착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실재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 유전의 결과물(생물)이기 때문에 생기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방법. 저자가 불교에 호의적인 것을 느낄 수 있다.
    •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 종교를 초자연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면, 공산주의는 이슬람교에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종교다.
      - 지식은 과학과 종교로 나눌 수 있다.
    • 세상의 신념들을 신 중심의 종교와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하는 신 없는 이데올로기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 일관성이 있으려면, 적어도 불교, 도교, 스토아철학의 일부 분파는 종교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목록에 올려야 한다
      - 그동안 헷갈렸던 게 명쾌해졌다.
    • 인본주의는 ‘인간성humanity’의 정확한 정의를 두고 다투는 세 개의 경쟁 분파로 나뉘었다
      • 자유주의적 인본주의 - ‘인간성’은 개별 인간의 속성이며 개인의 자유는 더할 나위 없이 신성하다고 믿는다
      • 사회주의적 인본주의 - 사회주의자들은 ‘인간성’이 개인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개별 인간의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라 전체 호모 사피엔스 종
      • 진화론적 인본주의로, 가장 유명한 예는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다
    • 자유주의적 인본주의 신조와 생명과학의 최근 발견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 13. 성공의 비결
    •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름 붙이든 — 게임이론, 포스트모더니즘, 밈 연구 — 역사의 역학은 인간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제4부 과학혁명

  • 14. 무지의 발견
    • 지난 5세기 동안, 인류는 과학연구에 투자하면 스스로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점차 믿게 되었다
    • 과학과 정치와 경제의 연대
    • 현대 과학은 과거의 모든 전통 지식과 다음 세 가지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
      • 무지를 기꺼이 인정하기
      • 관찰과 수학이 중심적 위치 차지
      • 새 힘의 획득.
    •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었다
    • 현대 과학은 무지를 기꺼이 받아들인 덕분에 기존의 어떤 전통 지식보다 더 역동적이고 유연하며 탐구적이다
    • 과학은 막대한 특권을 누린다. 그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기 때문이다.
    • 실제로는 과학과 기술이 관련을 맺은 것은 매우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다
    • 무지의 인정이, 과학적 발견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결합하자, 사람들은 결국 진정한 진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기 시작했다
    • 우리 문화의 다른 모든 면과 마찬가지로, 과학은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이해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 지난 5백 년간 현대 과학이 놀라운 업적을 성취한 것은 주로 정부와 기업, 재단, 민간 기부자들이 과학 연구에 기꺼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덕분이었다
    • 대부분의 과학연구에 자금이 지원되는 이유는 그 연구가 모종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누군가 믿기 때문이다.
    •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 두 가지 힘이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하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다.
  •  15. 과학과 제국의 결혼
    • 근대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대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다
    • 근대 과학은 유럽 제국 덕분에 번창할 수 있었다
    •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발견을 해야겠다는 강박을 느끼고 있었다.
    • 시간이 흐르면서 지식의 정복과 영토의 정복은 점점 더 긴밀하게 합쳐졌다
    • 유럽인들이 이례적인 점은 탐험과 정복의 야망이 어느 누구와도 비견할 수 없이 탐욕스러웠다는 데 있었다
    • 과학이 제국에게 이데올로기적 정당성을 제공했다는 사실이다.
    • 제국에서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덕분에, 제국에는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사업이란 이미지가 붙었다.
    • 과학자들은 제국주의 프로젝트에 실용적 지식, 이데올로기적 정당화, 기술적 장치를 공급했다
  • 16. 자본주의의 교리
    • 돈은 제국 건설과 과학 진흥에 필수적이었다
    • 근대 경제사를 알기 위해서 정말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단어는 하나밖에 없다. ‘성장(growth)’이란 단어다.
    • 은행 — 그리고 경제 전체 — 을 살아남게 하고 꽃피게 만드는 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신뢰다.
    • 이 시스템 내에서 사람들은 ‘신용’이라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돈이 상상 속의 재화 — 현재 존재하지 않는 재화 — 를 대표하게 하는 데 동의했다
    • 신용은 우리의 미래 자원이 현재 자원보다 훨씬 더 풍부할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다.
    • 신용은 오늘의 파이와 내일의 파이 간의 차이다.
    • 오늘날의 세상에는 신용이 넘쳐난다. 그 덕분에 정부, 기업, 개인은 현재 수입을 크게 넘어서는 큰돈을 장기 저리로 쉽게 빌린다
    •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적 부분은 새로운 윤리의 등장이었는데, 이 윤리에 따르면 이윤은생산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 자본주의는 ‘자본’을 단순한 ‘부’와 구별한다. 자본이란 생산에 투자되는 돈과 재화와 자원을 말한다. 반면에 부는 땅에 묻혀 있거나 비생산적 활동에 낭비된다.
    • 가장 핵심 신조는 경제성장이 최고의 선이라는 것, 최소한 그 대용품은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의와 자유, 심지어 행복까지도 경제성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 경제는 근현대 기간 내내 어찌해서든지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왔는데, 이것은 오로지 과학자들이 몇 년마다 한 번씩 새로운 발견이나 장치를 들고 나온 덕분이었다
    • 경제의 거품이 터지기 전에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가 어찌해서든 뭔가 정말 큰 건수를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 자본주의는 근대 과학의 발흥뿐 아니라 유럽 제국주의의 등장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유럽에서는 왕과 장군들이 점차 상인의 사고방식을 따르기 시작했고, 결국 상인과 은행가가 지배 엘리트가 되었다
    • 근대 초기 역사를 보면, 기업이 이익을 무한히 추구하게 놔둘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 부채를 갚을 가능성을 가리킨다
    • 열렬한 자본주의자는 자본이 정치에 자유로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지만 정치가 자본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 이윤과 생산량을 늘리려는 갈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성장이 최고의 선이 되고 다른 윤리적 고려에 의한 제약을 받지 않을 때, 그 성장은 쉽사리 파국으로 치닫는다.
    • 농업혁명과 마찬가지로, 현대 경제의 성장은 거대한 사기로 드러날지도 모른다
    • 자본주의는 오직 자본주의자만이 운영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했다.
    • 우리가 인내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 파이가 좀 더 커지도록 놔두면, 모두에게 좀 더 두꺼운 조각이 돌아갈 것이다
  • 17. 산업의 바퀴
    • 인간에게는 그런 에너지 전환 묘기를 부릴 줄 아는 기계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우리 몸이었다
    • 사람들은 기계와 엔진이 한 유형의 에너지를 다른 유형의 에너지로 바꾸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사로잡혔다
    • 산업혁명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의 혁명이었다.
    • 또 다른 문제가 해결되었다. 원자재 부족이었다.
    • 오늘날 동물은 공장 비슷한 시설에서 대량 생산되며, 몸체의 형태도 산업 수요에 맞게 형성된다.
      - 사람도 그렇지 않나?
    • 산업화된 농업의 비극은 동물의 주관적 욕구는 무시하면서 객관적 욕구만 잘 챙긴다는 점이다.
    • 농업의 산업화가 없었더라면 도시의 산업혁명은 결코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 부자의 지상 계율은 “투자하라!”이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의 계율은 “구매하라!”다.
  • 18. 끝없는 혁명
    • 인류가 자신의 힘으로 자연의 힘에 대항하고 생태계를 자신의 필요와 변덕에 종속시킨다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위험한 부작용을 점점 더 많이 초래할지 모른다. 이를 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태계를 더더욱 극적으로 조작하는 것인데, 이것은 더더욱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 사피엔스는 자연의 변덕으로 인한 영향은 점점 더 적게 받게 되었지만 현대 산업과 정부의 명령에 점점 더 많이 복종하게 되었다
    • 산업혁명은 불과 2세기 남짓 만에 이 단위들을 산산이 깨부쉈다. 가족과 공동체가 수행하던 전통적 기능은 대부분 국가와 시장에게 넘어갔다. 
    • 산업혁명 이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위했던 일상은 핵가족, 확장된 가족, 지역의 친밀한 공동체라는 세 가지 오래된 틀 속에서 이루어졌다
    • 국가와 시장은 개인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며,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들 덕분이다.
    • 개인의 해방에는 대가가 따른다. 현대의 많은 사람이 강력한 가족과 공동체를 상실한 데 대해 슬퍼하며, 인간미가 없는 국가와 시장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소외되고 위협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 부족민 사이에 느끼던 유대감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시장과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를 육성함으로써 그 일을 해낸다.
    • 국민은 국가가 만든 상상의 공동체다. 소비 공동체는 시장이 만든 상상의 공동체다.
    • 전통적으로 사회질서는 단단하고 고정된 무엇이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질서를 바뀔 수 있는 무엇, 우리가 마음대로 가공하고 개선할 수 있는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 현대사는 전에 없던 수준의 폭력과 공포의 시기만이 아니라 그와 같은 수준의 평화와 평온의 시기였다
    • 폭력이 감소한 것은 대체로 국가의 등장 덕분이다. 역사를 통틀어 대부분의 폭력은 가족과 공동체가 서로 일으키는 국지적 반목이 원인이었다
    • 국가 간의 폭력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 첫 번째이자 다른 무엇보다, 전쟁의 대가가 극적으로 커졌다
    • 둘째, 전쟁의 비용이 치솟은 반면 그 이익은 작아졌다
    • 우리 시대는 평화를 사랑하는 엘리트가 세계를 지배하는 역사상 최초의 시대다
  • 19.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 현대 이데올로기와 정치 프로그램 대부분은 무엇이 진정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
    • 지금까지 역사학자들은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고사하고 질문을 제기하는 것 자체를
    • 이런 진보적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익히 아는 바대로 새로운 재능, 행태, 기술이 반드시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 진화의 결과 우리의 마음과 신체는 수렵채집인의 삶에 맞도록 주조되었다
    • 우리가 처음에 농업으로, 그다음에 산업으로 이행한 탓에, 우리는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 지 난 몇 세기 동안 인류는 스스로의 능력을 더욱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웠다. 현대 의학의 승리는 한 예에 불과하고, 이외에도 전대미문의 성취가 많다. 폭력은 급격히 줄었고, 국제전은 사실상 사라졌으며, 대규모 기근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 우리는 다른 모든 동물의 운명을 깡그리 무시할 때만 현대 사피엔스가 이룩한 전례 없는 성취를 자축할 수 있다
    • 지구 전체의 행복을 평가할 때 오로지 상류층이나 유럽인이나 남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류만의 행복을 고려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잘못일 것이다.
    • 행복에 대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는 ‘주관적 안녕’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행복은 자신 속에서 스스로 느끼는 무엇이다
    • 가족과 공동체는 우리의 행복에 돈과 건강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 행복은 객관적인 조건과 주관적 기대 사이의 상관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 인간의 기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은 행복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만일 행복이 기대에 의해 결정된다면,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두 기둥 — 대중 매체와 광고 산업 — 은 지구의 만족 저장고를 생각지 않게 고갈시키는 중일 수도 있다.
    • 심지어 영원한 생명도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밖에 없다. 바로 신체 내부의 쾌락적인 감각이다.
    • 진화의 결과 우리가 너무 불행해하지도 행복해하지도 않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 우리가 행복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법을 받아들인다면, 이것은 곧 역사는 별로 중요치 않다는 의미가 된다. 대부분의 역사적 사건은 우리의 생화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 큰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체계다
    • 니체가 표현한 대로, 만일 당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 행복이 주관적 느낌이라고 믿기가 쉽고, 자신이 행복한지 비참한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라고 믿기 쉽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자유주의에 특유한 것이다.
    • 역사상 존재했던 대부분의 종교와 이데올로기는 선함과 아름다움, 당위에는 객관적인 척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 번뇌의 진정한 근원은 이처럼 순간적인 감정을 무의미하게 끝없이 추구하는 데 있다.
    • 사람들이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런저런 덧없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는 속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갈망을 멈추는 데 있다
    • 부처가 권하는 것은 우리가 외적 성취의 추구뿐 아니라 내 내면의 느낌에 대한 추구 역시 중단하는 것이다.
    • 이 모든 것이 개인들의 행복과 고통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유전자의 목적 달성과 개인의 행복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관련 있어 보임. 결국 역사도 유전자에 따른 변화의 연장?
  • 20.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
    • 역사를 물리학, 화학, 생물학으로 이어진 연속체의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 호모 사피엔스는 자연선택의 법칙을 깨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지적설계의 법칙으로 대체하고 있다
    • 세계의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은 살아 있는 개체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원래 해당 종에게 없던 특성을 부여하는 정도까지 자연선택의 법칙을 위반하는 중이다.
    • 지난 40억 년이 자연선택의 기간이었다면, 이제 지적인 설계가 지배하는 우주적인 새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 자연선택을 지적설계로 대체하는 일이 진행 중일 수 있다. 그 방법은 세 가지인데 첫째가 생명공학, 둘째가 사이보그 공학(사이보그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하나로 결합시킨 존재다), 셋째가 비유기물공학이다.
    • 우리의 후계자들은 신 비슷한 존재일 것이다.
    • 우리는 새로운 특이점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세계에 의미를 부여했던 모든 개념 — 나, 너, 남자, 여자, 사랑, 미움 — 이 완전히 무관해지는 지점 말이다.
    •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달할 경우, 호모 사피엔스가 완전히 다른 존재로 대체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그 존재는 체격뿐 아니라 인지나 감정 면에서 우리와 매우 다를 것이다
    • 우리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욕망 자체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